
아이가 친구에게 싫다는 말을 못 할 때 -
(거절 못하는 이유, 연습시키는 대화법, 부모가 주의할 점)
놀이터에서 친구가 장난감을 뺏어가도 아무 말 못 하는 아이, 보신 적 있으신가요?
이 글에는 아이가 거절을 연습할 수 있는 실제 대화법이 담겨 있습니다.
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직접 써보고 효과를 확인한 방법들만 정리했어요.
친구에게 싫다는 말을 못 하는 이유
거절 못하는 아이, 소심해서 그런 게 아닐 수도 있어요
아이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일을 오래 하다 보면, 유독 "싫어"라는 말 한마디를 못 꺼내는 아이들이 눈에 들어옵니다.
지난 6월 24일 수요일, 저희 딸도 놀이터에서 친구가 그네 순서를 자꾸 새치기하는데도 아무 말 없이 뒤로 물러서더라고요. 집에 와서 물어보니 "그냥 싸우기 싫어서"라는 답이 돌아왔어요.
이때 부모 입장에서는 "왜 싫다고 말을 못 해!"라고 다그치기 쉬운데, 사실 이건 아이 성격 문제가 아니라 연습 부족인 경우가 많더라고요.

아이가 거절을 어려워하는 데는 몇 가지 공통된 배경이 있어요. 아래 체크리스트로 우리 아이는 어디에 해당하는지 한번 짚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.
| 신호 | 아이 마음속 생각 |
|---|---|
| 싫은데도 웃으며 넘어간다 | 거절하면 친구가 떠날까 봐 두려움 |
| 집에 와서만 짜증을 낸다 | 밖에서 참은 감정이 뒤늦게 폭발 |
| "몰라, 아무거나"를 자주 말한다 | 자기 의견을 말하는 것 자체가 낯섦 |
| 양보를 지나치게 자주 한다 | 착한 아이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 |
저는 예전에 읽었던 스티브 심스의 책 『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』에서 거절도 훈련이 필요한 기술이라는 대목을 보고 무릎을 친 적이 있어요. 어른도 거절이 어려운데, 아이는 오죽할까 싶더라고요.
거절을 연습시키는 대화법
집에서 5분이면 시작할 수 있는 방법들이에요
거절은 밖에서 갑자기 되는 게 아니라, 안전한 집에서 미리 연습해두는 게 훨씬 효과적이더라고요. 제가 딸, 아들과 직접 해보면서 효과를 본 방법들을 정리해봤어요.

- 짧은 문장 정하기 — "나는 지금 이거 하고 싶지 않아"처럼 아이가 외울 수 있는 한 문장을 함께 정해요.
- 거울 보며 표정 연습 — 말뿐 아니라 표정과 눈빛도 함께 연습하면 훨씬 자연스러워져요.
- 역할극으로 미리 겪어보기 — 엄마가 친구 역할을 맡아 "같이 놀자"고 하면 아이가 거절해보는 연습이에요.
- 거절 후 상황 대처법도 함께 — "싫어"라고 말한 뒤 친구가 삐치면 어떻게 할지도 미리 이야기해둬요.
- 작은 성공 인정해주기 — 실제로 거절해본 날은 꼭 "오늘 용기 냈네"라고 짚어줘요.

저희 딸 3번 역할극 방법을 특히 좋아했어요. 처음엔 장난처럼 시작했는데, 며칠 지나니 실제로 친구한테 "나는 그거 안 할래"라고 말했다며 신나서 이야기하더라고요.
부모가 주의할 점
잘하려다 오히려 아이를 움츠러들게 만드는 반응들
거절을 가르친다고 하면서 오히려 아이를 더 눈치 보게 만드는 경우도 있더라고요. 아래 표로 비교해봤어요.
| 상황 | 도움이 되는 반응 | 움츠러들게 하는 반응 |
|---|---|---|
| 아이가 계속 양보만 했다고 말할 때 | "그때 어떤 마음이었어?"라고 물어보기 | "그러니까 왜 말을 못 해!"라고 다그치기 |
| 거절했다가 친구랑 서먹해졌을 때 | "그래도 네 마음 지킨 건 잘한 거야"라고 인정 | "그러니까 그냥 참지 그랬어"라고 되돌리기 |
| 아이가 거절 연습 자체를 싫어할 때 | 놀이처럼 짧게, 여러 번 나눠서 시도 | 한 번에 완벽하게 시키려고 몰아붙이기 |
특히 "그러니까 왜 말을 못 해"라는 말은 아이 입장에서는 거절도 못 하고 혼나기까지 하는 상황으로 느껴질 수 있어요. 저도 처음엔 답답한 마음에 이런 말이 튀어나왔었는데, 아이 표정을 보고 나서는 표현을 바꾸게 되더라고요.

시간이 지나면서 딸도 친구들 사이에서 조금씩 자기 의견을 말하기 시작했어요. 지난 번에는 하원 후 "오늘 친구가 같이 놀자고 했는데, 나 오늘은 그림 그리고 싶어서 안 한다고 했어"라고 먼저 이야기해주더라고요. 그 말을 듣는데 마음이 뭉클했습니다.
오늘 하루, 아이에게 "친구한테 뭐라고 말하고 싶었어?"라고 딱 한 번만 물어봐 주시는 것부터 시작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. 거창한 훈련보다 이 한마디가 더 큰 문을 열어줄 때가 많더라고요.

자주 하는 질문
Q. 거절 연습을 시작하기 좋은 나이가 있을까요?
A. 정해진 나이보다는 아이가 "싫어"라는 단어를 이해하고 쓸 수 있는 시점부터 조금씩 시작하시면 됩니다. 초등 저학년이라면 지금부터 시작해도 충분히 늦지 않아요.
Q. 아이가 거절했다가 친구를 잃을까 봐 걱정돼요.
A. 건강한 관계라면 거절 한 번으로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는 걸 아이에게 함께 알려주시면 좋아요. 오히려 계속 참기만 하다가 관계 자체가 힘들어지는 경우가 더 많더라고요.
Q. 형제자매 사이에서도 같은 방법이 통할까요?
A. 네, 오히려 형제자매는 가장 안전하게 연습할 수 있는 상대예요. 저희 집도 남매끼리 역할극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익숙해진 부분이 있었습니다.
참고한 자료
- 스티브 심스, 『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』
- 영유아를 만나는 일을 하며 쌓은 현장 관찰 경험 및 육아 경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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